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 더 이상 정치적 인사가 와서는 안된다.(2010.07.14)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 더 이상 정치적 인사가 와서는 안된다.(2010.07.14)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인터넷 진흥과 정보보호, IT국제교류 등 업무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기관이다.

그런데 바로 그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김희정 원장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내정돼 KISA 원장이 공석에 놓이게 됐다. 

취임 약 1년이 된 김희정 원장의 정치권 진출은 이미 예정된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 공모 이야기가 나오는 시점에서부터 소문들이 돌았다. 정치권에서 낙하산이 내려올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진짜 낙하산이 내려오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 KISA 원장 선임 과정에서 다른 후보자들이 공모를 했음에도 방통위는 2차례나 선정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다 국회의원 출신인 김희정씨가 공모를 한 3차 공모에는 일사천리로 진행 시켜 김희정씨를 원장으로 선정했다.


선정 당시 김희정 원장에 대해 보안업계와 전문가들은 ‘비전문가이고 정치인인 원장이 인터넷 진흥과 정보보호를 정말 잘할 수 있겠는가‘, ‘낙하산이 아닌가‘, ‘정보보호를 정치적 간판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등의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를 의식한 듯 김희정 원장은 취임 초기 인터넷 진흥과 정보보호를 열심히 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취임 약 1년 만에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청와대 대변인 타이틀을 달고 정치권으로 돌아간다.

이로 인해 앞으로 새로 원장을 선임해야 하는 것은 물론 그 신임 원장이 업무를 파악하는데 적어도 수개월에서 반년은 걸릴 것이다. 또한 업무의 연속성과 장기 계획은 신임 원장이 선임되면 재검토되야 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김희정씨 개인에 대해서 가타부타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나름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정치권 인사 선임을 통해 결과적으로 KISA 업무의 흐름을 끊어 버린 현 정권과 방송통신위원회의 행태에 대해서는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다.

인사와 관련있다는 정권 실세와 청와대, 방통위에게는 인터넷과 정보보호가 그렇게 가벼운 것인지 묻고 싶다. 당신들에게는 정보보호가 단지 정치적 경력을 쌓고 누군가에 간판으로 이용될 만큼 호락호락하단 말인가. 아니면 전문성도 없는 정치권 인사들 돌아가면서 낙하산으로 내려보내 업무를 할 만큼 만만하다는 것인가.

정부가 IT강국이니 인터넷 진흥을 말하고 지난해 7.7 DDoS 대란 후 정보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들의 인터넷 진흥과 정보보호에 대한 인식만큼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7 DDoS 공격 당시 일부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권에서는 북한이 사이버공격을 한 것이라며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만약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국가 안보와 관련있는 중요한 기관인 KISA 원장을 비전문가를 앉히고 원장 공백을 만든 것이 옳은지 묻고 싶다.


하나를 보면 열은 안다고 했다. IT 발전과 정보보호를 위한 백년대계를 세워도 모자를 판에 전문성 없는 정치인에게 수장을 맡기고 그 조차도 임기를 못 채우게 하는 것만 봐도 현 정부의 IT에 대한 인식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이런 사례가 또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김희정 원장에 이어 또 다른 정치권 인사가 KISA 원장으로 오고 임기도 모채우고 인터넷과 정보보호를 발판으로 다시 정치권으로 컴백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

위정자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다. 인터넷 진흥과 정보보호, IT국제교류 등은 개인의 출세와 정치적인 이용 수단이 아니라 국민들의 민생이며 국가의 기반이 되는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는 것을… 

디지털타임스 강진규 기자

 

   

글쓴이

wingofwolf

디지털 허리케인(Digital hurricane)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진규 기자의 블로그입니다. 디지털 허리케인은 진짜 북한 뉴스를 제공합니다. 2007년 11월~2015년 9월 디지털타임스 기자, 2016년 6월~현재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기자, 인하대 컴퓨터공학부 졸업, 동국대 북한학과 석사과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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