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블로그와 매스미디어 그리고 신악(新惡)과 구악(舊惡)(2010.07.15)

맛집, 블로그와 매스미디어 그리고 신악(新惡)과 구악(舊惡)(2010.07.15)

최근 한 음식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일행 중 한명이 주문한 음식 사진을 찍는 것을 본 음식점 주인이 다가와 혹시 파워 블로거냐고 물었다. 우리는 아니라고 말한 후 주인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최근 지인의 소개로 장사를 잘되게 해주겠다며 파워 블로거가 방문했다고 한다.

그 블로거는 음식을 한상 가득 요구하고는 음식점을 블로그에 소개하는 댓가로 120만원의 협찬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그 주인이 부담이 된다고 거절하자 블로거는 50만원으로 흥정을 하자고 했단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블로그가 언론의 병폐를 닮아가며 일부 블로거들로 인해 정도를 벗어나 신악(新惡)이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질의 정보를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정보로 가장한 돈벌이 수단이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악순환 구조가 생기는 것이 아닐지 우려되는 것이다.

일부 블로거들은 이런 구조를 매스미디어에서 벤치 마킹한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대해 언론사와 언론인들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일명 맛집이라는 음식점이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진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소개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광고를 수주하는 형태로 가야한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이 이런 구조가 아니라 거꾸로 광고나 협찬을 받고 맛집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라는 것을 주입하는 구조를 선택하고 있다. 때문에 독자들은 맛집 정보에 대해 실망하고 언론에 대해 불신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비단 맛집만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본 기자도 개인적으로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블로거를 비롯해 최근에 협찬을 요구하는 일부 블로거들은 이런 언론의 악순환를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고 블로거가 개인적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것에 대해 웬 참견이냐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무어라 할말이 없다. 하지만 블로그가 진정으로 발전하고 누리꾼들의 지속적인 호응을 받기 위해서는 구악(舊惡)을 닮아가기 보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블로그가 진정한 의미의 블로그가 될 것이며 구악을 뺨치는 신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타임스 강진규 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 더 이상 정치적 인사가 와서는 안된다.(2010.07.14)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 더 이상 정치적 인사가 와서는 안된다.(2010.07.14)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인터넷 진흥과 정보보호, IT국제교류 등 업무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기관이다.

그런데 바로 그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김희정 원장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내정돼 KISA 원장이 공석에 놓이게 됐다. 

취임 약 1년이 된 김희정 원장의 정치권 진출은 이미 예정된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 공모 이야기가 나오는 시점에서부터 소문들이 돌았다. 정치권에서 낙하산이 내려올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진짜 낙하산이 내려오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 KISA 원장 선임 과정에서 다른 후보자들이 공모를 했음에도 방통위는 2차례나 선정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다 국회의원 출신인 김희정씨가 공모를 한 3차 공모에는 일사천리로 진행 시켜 김희정씨를 원장으로 선정했다.


선정 당시 김희정 원장에 대해 보안업계와 전문가들은 ‘비전문가이고 정치인인 원장이 인터넷 진흥과 정보보호를 정말 잘할 수 있겠는가‘, ‘낙하산이 아닌가‘, ‘정보보호를 정치적 간판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등의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를 의식한 듯 김희정 원장은 취임 초기 인터넷 진흥과 정보보호를 열심히 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취임 약 1년 만에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청와대 대변인 타이틀을 달고 정치권으로 돌아간다.

이로 인해 앞으로 새로 원장을 선임해야 하는 것은 물론 그 신임 원장이 업무를 파악하는데 적어도 수개월에서 반년은 걸릴 것이다. 또한 업무의 연속성과 장기 계획은 신임 원장이 선임되면 재검토되야 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김희정씨 개인에 대해서 가타부타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나름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정치권 인사 선임을 통해 결과적으로 KISA 업무의 흐름을 끊어 버린 현 정권과 방송통신위원회의 행태에 대해서는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다.

인사와 관련있다는 정권 실세와 청와대, 방통위에게는 인터넷과 정보보호가 그렇게 가벼운 것인지 묻고 싶다. 당신들에게는 정보보호가 단지 정치적 경력을 쌓고 누군가에 간판으로 이용될 만큼 호락호락하단 말인가. 아니면 전문성도 없는 정치권 인사들 돌아가면서 낙하산으로 내려보내 업무를 할 만큼 만만하다는 것인가.

정부가 IT강국이니 인터넷 진흥을 말하고 지난해 7.7 DDoS 대란 후 정보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들의 인터넷 진흥과 정보보호에 대한 인식만큼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7 DDoS 공격 당시 일부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권에서는 북한이 사이버공격을 한 것이라며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만약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국가 안보와 관련있는 중요한 기관인 KISA 원장을 비전문가를 앉히고 원장 공백을 만든 것이 옳은지 묻고 싶다.


하나를 보면 열은 안다고 했다. IT 발전과 정보보호를 위한 백년대계를 세워도 모자를 판에 전문성 없는 정치인에게 수장을 맡기고 그 조차도 임기를 못 채우게 하는 것만 봐도 현 정부의 IT에 대한 인식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이런 사례가 또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김희정 원장에 이어 또 다른 정치권 인사가 KISA 원장으로 오고 임기도 모채우고 인터넷과 정보보호를 발판으로 다시 정치권으로 컴백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

위정자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다. 인터넷 진흥과 정보보호, IT국제교류 등은 개인의 출세와 정치적인 이용 수단이 아니라 국민들의 민생이며 국가의 기반이 되는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는 것을… 

디지털타임스 강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