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준비에 맞서 북한 고려연방제 부활 추진

 


(2015-11-05) 한국 통일준비에 맞서 북한 고려연방제 부활 추진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대박론을 제시하며 한국 사회에서 통일준비에 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최근 고려연방제통일방안 띄우기에 나섰다고 합니다. 남북 통일에 대해 한국이 주도권을 쥐는 것을 우려한 북한이 대응 카드로 고려연방제를 언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몇달 동안 북한 주요 매체들이 고려연방제를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0월 10일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김일성이 제시한 고려민주련방공화국창립방안이 남북통일에 있어 가장 공명정대한 방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고려연방제는 김일성, 김정일 시대 북한이 지속적으로 주장한 통일 방안입니다. 남과 북이 하나의 연방국가를 형성하지만 각자 2개의 제도 2개의 정부를 유지하자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진정한 통일로 보기 어렵고 1개 국가에 2개 정부가 있는 것이 불안전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북한은 고려연방제를 주장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미군철수 등을 요구하고 있어 한국 정부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은 남북 대화를 진행하다가도 고려연방제를 고집해 남북 대화가 중단된 사례도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 뿐 아니라 통일신보도 10월 9일 보도를 통해 통일대박, 통일준비, 통일외교는 체제대결소동이라며 연방제 방식의 통일만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 류경도 10월 26일 김일성이 제시한 고려연방제가 통일의 최선의 방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매체뿐 아니라 친북 단체들도 고려연방제 띄우기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10월 6일에는 재중조선인총련합회 부의장이 고려민주련방공화국창립방안을 지지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고 합니다. 10월 10일에는 조총련중앙상임위원회 부의장이 또 10월 11일에는 조총련 간부들이 고려연방제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11월 3일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리동제 재일조선인평화통일협회 회장 등 일본 조총련 관계자들이 고려연방제를 지지하는 담화를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갑자기 고려연방제 카드를 꺼낸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그것은 한국의 통일 정책에 위협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10월 15일 로동신문은 한국 정부의 통일대박, 통일준비 등이 체재통일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동신문은 체제통일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고려연방제 방식이 돼야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10월 21일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한국 정부가 독일식 흡수통일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는 대결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런 보도는 북한이 한국 정부의 통일 정책을 민감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북한 정부는 한국 정부의 통일준비,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했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지 못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래서 과거 김일성, 김정일 시대 고려연방제를 다시 부활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는 김정은 정권이 통일 문제에 있어서 자신감이 부족하고 전략을 짜는데 취약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북한 정권은 당분간 고려연방제를 주창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북한이 이렇게 고려연방제를 고수할 경우 남북 대화의 진전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김정은이 통일 정책에 있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내고자 한하면 내년 신년사 또는 내년 5월 7차 당대회에서 고려연방제를 일부 변형한 새고려연방제 같은 방안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앞으로 어떤 통일 정책을 선보일지 주목됩니다.


 


강진규 wingofwol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