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강지영 정체는 차관급에 대남 강경론자?

 


(2013-06-13) 북한 강지영 정체는 차관급에 대남 강경론자?


 


 


북한이 12일 남북 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전격적으로 취소를 했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 대표인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과 우리가 내세운 통일부 차관의 격이 맞지 않는다며 장관을 나오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강지영이라는 인물은 어떤 사람이며 위치가 정말 장관급인걸까요? 결론부터 간단히 말하면 강지영은 수십년간 남북 관련 행사에 참여한 대남통으로 차관급이나 차관보급 정도 인사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에 그는 한국 등을 겨냥해 강성발언을 한 적이 있어 회담이 성사됐더라도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강지영은 1956년 출생으로 김책공업대학을 졸업했다고 합니다. 그는 1988년 5월 남북 학생회담 북측 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6월 실제 회담에도 참석했다고 합니다.


 


2004년에는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해외공동행사 북측 준비위원회 위원을 담당했고 2009년 9월에 해외동포사업국 국장, 2010년 11월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의장, 2011년 10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에 부임했다고 합니다.  2012년 3월에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의장에서 해임돼 조평통 서기국장으로만 일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강지영의 급이 어느 정도인지 여부입니다. 북한 관련 자료들을 종합하면 이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2년 6월 15일 6.15 선언 기념행사가 북한에서 열렸습니다. 여기에 대남 관련 북한측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북한에서 보도는 철저하게 권력 서열을 지켜서 순서가 결정됩니다.


 


당시 로동신문에 소개된 참석자 순서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양형섭,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최진수 조국통일범민족련합 북측본부 의장,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입니다.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이 사망한 후 장의위원회 232명의 명단이 발표됐습니다. 북한 내 서열을 반영한 명단입니다. 이 명단에서 위에 언급된 양형섭은 10번째, 김양건은 15번째, 김영대는 231번째였습니다. 강지영은 물론 보다 앞서 언급된 최진수 조차도 232명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진급을 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이 강지영은 장의위원회가 꾸려진 2011년 12월의 두달 전 조평통 서기국장에 부임했습니다. 즉 그 자리가 장관급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232명의 명단에 못들어간 것으로 볼 때 차관급인지 조차 의심스럽습니다.


 


2012년 6.15행사에서 강지영 보다 먼저 언급된 최진수는 중국대사를 역임했습니다. 대사는 차관급 정도 인사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강지영은 차관급 또는 차관보, 실장급 정도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강지영은 어떤 성향의 인물일까요? 그는 최근 대남 강성발언을 자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강지영은 지난 2012년 1월 4일 로동신문 기고에서 “지금 남조선보수패당은 외세와 야합해 민족의 화해와 단합,자주통일을 악랄하게 반대하면서 북침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피를 물고 날뛰고 있다”며 “남조선보수패당의 반통일책동을 짓부시고 자주통일,평화번영의 앞길을 열어나갈 성스러운 임무가 우리 겨레모두에게 지워져있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2012년 3월 5일 로동신문에 강지영은 ‘정신병자의 비참한 말로’라는 기고를 통해 “나라의 최고존엄을 지키기 위해 목숨도 서슴없이 바칠 결사의 각오로 충만된 천만의 총폭탄 대오는 이명박 패당에게 천추만대를 두고도 씻을수 없는 죄악의 대가가 어떤 것인가를 똑똑히 보여줄 것”이라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빈말을 하지 않는다. 한다면 하고 한번 짓뭉갠다면 뼈도 추릴수 없이 무자비하게 철저히 답새기는 것이 천만군민의 기질이고 총대맛이다”라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또 그는 “이명박 역도와 김관진, 정승조 악당들은 민족의 준엄한 철추에 묵사발이 되는 비참한 말로를 면할수 없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습니다.


 


2012년 6.15행사에서 강지영은 불법으로 입북했다가 구속된 수희 범민 남측본부 부의장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지영은 올해 3월 6일 로동신문과 인터뷰에서도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그는 “미국의 식민지 주구로서 북남관계를 여지없이 파괴하고도 모자라 이 땅에 핵전쟁의 재난까지 서슴없이 몰아오는 남조선괴뢰들은 외세의 꼭두각시가 되여 민족을 반역한 대가가 얼마나 쓰디쓴것인지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외세를 등에 업고 동족을 해치려고 피눈이 되여 날치는 김관진,합동참모본부 의장 정승조 역도는 각오하라. 역적들은 지금껏 민족의 화해와 단합,통일을 악랄하게 반대하며 대결소동에 기승을 부린 그 대가를 천백배로 치르어야 한다”고 협박했습니다.


 


종합해 볼 때 정부가 강지영을 차관급으로 판단해 통일부 차관을 대표로 내보내려고 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강지영을 장관급으로 보기에는 모호한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강지영이 한국을 겨냥해 강성발언을 했던 전례를 볼 때 회담이 성사됐다고 해도 그 결과는 불확실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강진규 기자 wingofwol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