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북한 앞에서는 대화, 뒤에서는 비난

 


(2014-10-05) 10월 4일 북한 앞에서는 대화, 뒤에서는 비난


 


 


10월 4일 북한의 실세인 황병서 인민군 총 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인천을 깜짝 방문했습니다. 이들은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다는 명분으로 방문해 정홍원 국무총리,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면담했습니다.


 


북한은 이처럼 유화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면에서는 여전히 한국을 비난했습니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0월 4일, 5일 한국 정부와 당국자, 박근혜 대통령 등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10월 4일 우리민족끼리는 ‘민족의 이름으로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는 기사를 통해 “유엔무대에서의 망발로 온 민족의 저주와 규탄을 받고있는 박근혜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박근혜 대통령이야말로 역적중에 가장 악질적인 만고역적이며 대결광이고 우리민족의 최대 염원인 조국통일을 가로막는 온 겨레의 철천지 원수라며 박근혜 대통령 등을 단호히 청산해버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10월 4일 우리민족끼리는 ‘씻을수 없는 죄악임을 명심하라’를 글을 게재하고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북한 인권법이 반북 인권모략소동이며 미국의 대북 침략정책에 적극 동조하는 매국배족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새누리당 동족간에 불신과 적대를 조장하고 평화통일을 저해하는 암덩어리와 같은 존재라고 주장했습니다.


 


4일 우리민족끼리는 다른 기사를 통해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 방문 성과를 이야기한 것에 대해 극악한 동족대결책동을 정당화하고 그에 대한 지지를 구걸해보려는 파렴치한 궤변이라고 폄하했습니다.


 


4일 우리민족끼리는 ‘화근은 하루라도 빨리 없애야 한다’며 “박근혜가 추한 몰골을 들이밀고 여기저기 돌아치며 북인권문제니, 북핵이니 하고 정신없이 떠들어대고 있다. 역사에 다시없을 대결광녀라 하겠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은 “늙다리악녀, 우리 민족에게 불행과 재난만을 들씌우는 화근은 더 이상 두어서는 안 된다”고 협박했습니다.


 


더구나 4일 우리민족끼리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로 “박근혜패당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며 “죄는 지은대로 가기 마련이라고 사대매국, 동족대결에 계속 매달리다가는 산송장이 되여버린 이명박 역도의 비참한 운명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저주했습니다.


 


10월 5일에도 북한의 비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추악한 사대매국적망동’이라는 글을 통해 “지금 우리 겨레는 박근혜 일당이 불순한 반공화국인권소동으로 북남관계를 더더욱 파국에로 몰아가고 우리 민족에게 수치를 들씌우는데 대해 치솟는 분노를 금치 못하면서 반역무리들의 죄악을 기어이 총결산할 의지를 가다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우리민족끼리는 5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미 무자비한 징벌의 대상이 되였다’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박근혜는 똑똑히 명심해야 한다”며 “체제통일, 흡수통일 야망실현에 환장해 오뉴월의 개꿈을 꾸어대는 추악한 민족반역집단은 복수의 의지로 불타고 멸적의 기세로 드높은 우리 군대의 무자비한 징벌대상이 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자비를 모르는 백두산혁명 강군의 강위력한 타격앞에 박근혜패당은 부질없는 대결광기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습니다.


북한의 이런 행동은 체제 결속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체제 결속을 위한 것이라면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로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비난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한국 및 해외를 겨냥하고 있는 우리민족끼리에 비난을 했습니다.


 


북한의 이런 행동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10월 4일 고위급 인사들을 내려보내 화해무드를 형성하면서 뒤에서는 비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이런 행동에는 4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선은 첫번째로 남한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은 고위당국자가 방문하는 등 화해를 위해 노력하는데 한국 정부가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북한은 인권법, 5.24 조치 해제 등과 관련해서 한국 내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옹호하는 세력들이 이를 막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일 수 있습니다. 북한과 대화를 앞두고 북한 인권법을 제정하는 것이 맞는지, 5.24 조치를 그대로 유지해야하는지 남남갈등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2번째로는 화해 제스처와 강경한 발언을 함께 내보내며 언제든 강경한 입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한국 정부에게 선택을 강요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 대결로 갈 것인지 화해 무드로 갈 것인지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조치 해제 등을 요구할 것입니다.


 


세번째로는 북한 내부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부 세력은 화해를 도모하고자 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강경 모드로 가자고 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상반된 행동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김정은이 완전히 권력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황병서, 최룡해 등 북한 최고 실세들이 움직였다는 점에서 이런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입니다.


 


네번째 가능성이 낮지만 북한이 강경 모드를 유지하며 도발을 준비하고 있고 화전양면 전술을 위해 고위급 인사를 파견했을 수도 있습니다. 고위급 인사 파견이 오히려 연막일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든 북한의 상반된 행동은 북한의 진심을 의심토록 합니다. 북한이 정말 화해 분위기 조성을 원한다면 우리민족끼리 등 매체를 통한 원색적인 비난부터 자중해야할 것입니다.


 


강진규 기자 wingofwol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