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30) 북한 “해외 보안업체와 협력해 얼굴인식 모듈 개발 FIDO 인증 획득”
북한이 얼굴인식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생체인증 단체인 FIDO 인증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은 안면인식 개발을 위해 해외 보안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해당 보안업체가 한국에도 진출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선전매체 서광은 9월 27일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원들이 개발한 얼굴인식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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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은 서광에 올라온 내용 전문입니다.
서광은 북한 연구원들이 개발한 얼굴인식엔진으로 세계적인 얼굴인식평가 및 표준규격 제정기관인 NIST(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 and Technology)가 주관하는 얼굴인식 평가대회에 참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FIVE(Face In Video Evaluation) 항목에서 얼굴인식 정확도 2위로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서광은 NIST FIVE 1단계에 참가한 7개 엔진들 중 북한 엔진이 전체 평가항목에서 2위를 기록했으며 2단계의 25개 엔진 가운데서는 15위, 62개 엔진이 참가한 최종단계에서 여행도보항목에서 14위, 사진화보항목에서 3위를 하는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서광은 또 FIDO(Fast IDentity Online) 얼라이언스가 온라인 환경에서 생체인식기술을 활용한 인증방식에 대한 개방형 기술표준을 정하기 위해 2012년 7월에 설립된 생체인증표준협회인데 북한 연구진이 FIDO 인증을 획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광은 북한 연구원들이 중국 대북(대만 타이베이) 보안SD 카드 생산회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SD 카드에서 연동가능하고 FIDO UAF 표준을 준수한 얼굴인식모듈을 개발해 FIDO인증을 획득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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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는 북한이 개발했다는 얼굴인식 기술 시연 모습입니다.
얼굴인식은 보안 기술입니다. 북한은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해 보안체계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해외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한 것으로 볼 때 북한이 얼굴인식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려되는 점은 북한과 협력했다는 보안업체가 국내에 진출했다는 것입니다. 신문기사들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수년 전 국내 업체들과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국가기관, 군부대, 금융기관, 대기업 등에 제품을 납품했습니다. 지난해에도 생체정보 관련 솔루션을 판매했다는 뉴스도 있습니다.
북한이 그 업체와 진짜 기술 개발에 있어서 협력했다면 해당 보안 제품들의 취약점을 북한 연구진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진짜로 해당 업체가 북한과 관련있는지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 어느 기관에서 어디에 그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지도 조사해서 대응해야할 것입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선전매체 서광은 9월 11일부터 15일까지 ‘만리마시대와 정보화열풍’을 주제로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 2017가 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1>
사진1은 전람회장 모습입니다.
서광은 이번 전람회에서 2016년~2020년 국가정보화발전전략에 따라 1년 간 국가정보화와 정보산업발전에서 이룩된 성과와 경험이 소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람회는 정보화 성과 부문과 정보산업 성과 부문, 정보보안 성과 부문, 교육정보화 성과 부문 등으로 나뉘여 진행됐다고 합니다. 240여개의 기관, 기업소 등이 820여건의 정보체계, 정보기술제품들을 출품했다고 합니다.
이번 행사에는 김기남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와 전광호 내각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 정보기술연구소, 김책공업종합대학 정보기술연구소, 평양시제2인민병원, 원산군민발전소, 아침콤퓨터합영회사 등이 정보화모범단위, 10대최우수정보기술기업으로 선정됐다고 합니다. 10대 기술로는 저밀도파장분할중첩기, 수지3D인쇄기가 선정됐다고 합니다.
서광은 전람회를 소개하면서 국가정보화국 처장이 김일경(52살)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국가정보화국 주요 인사에 대해서는 그동안 알려진 바 없습니다. 처장이라는 직책이 국가정보화국 국장을 뜻하는지 아니면 그 아래 직책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가 전람회를 소개했다는 점에서 책임있는 자리의 고위직 인사로 추정됩니다.
김일경이라는 인물은 북한 인명사전이나 북한 언론 등에서 노출된 적이 없는 인물로 보입니다. 그가 어떤 경력을 가진 인물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현재로써는 알기 어렵습니다. 국가정보화국의 주요 인사라는 점에서 IT 분야의 주요 연구소나 기업에서 근무한 인물이며 북한 당국의 총애를 받고 있는 사람이라고 예상해 봅니다.
북한은 IT와 정보화 분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IT수준을 알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IT정책을 주관하는 국가정보화국과 주요 인사들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입니다.
사진2는 아리랑151 스마트폰에 앱들의 모습입니다. 붉은 원에 고무총쏘기가 보입니다. 이 앱은 아리랑151에 기본으로 탑재돼 있습니다.
* 실제 고무총쏘기 플레이 영상
<영상1>
게임 화면을 보면 앵그리버드와 거의 같은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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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7까지 실제 고무총쏘기 게임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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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8, 9는 실제 앵그리버드 스페이스 게임입니다. 북한 고무총쏘기와 똑같습니다. 북한이 앵그리버드 스페이스의 영어를 한글로 바꿔서 북한 스마트폰에 탑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그리버드는 핀란드 게임 개발사 로비오 엔터테인먼트가 2009년 개발한 게임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로비오 엔터테인먼트는 앵그리버드를 영화, 만화, 캐릭터 사업 등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고무총쏘기는 앵그리버드 제목과 메뉴를 한글화 한 점만 다를 뿐 게임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고무총쏘기에는 저작권이나 개발회사에 대한 내용이 없습니다. 무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단순히 무단 사용한 것도 문제이지만 북한이 게임을 임의로 개조한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이는 명확히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핀란드 로비오 엔터테인먼트에 이메일로 문의를 했습니다. 고무총쏘기 게임 영상과 사진을 보여주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이에 라우노 하이노넨(Rauno Heinonen) 로비오 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투자담당 SVP(Senior Vice President)가 직접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라우노 하이노넨 SVP는 문의에 대해 “이같은 내용을 알려줘서 고맙다”며 “우리는 이번 사안에 대해 저작권 위반 가능성과 대응 방안에 대해 조사하고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로비오가 조사에 나서겠다고 하는 것은 북한 고모총쏘기가 자신들의 저작권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구체적으로 조사를 해서 그 결과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실제로 북한이 앵그리버드 게임 저작권을 위반했다고 해도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들은 북한의 비판하고 항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으로부터 금전적인 보상을 받아내거나 재발 방지 약속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 이미 북한은 핵, 미사일 등으로 경제 제재를 받고 있어서 다른 규제를 취하기도 쉽지 않을 것 입니다. 북한 개발자들도 이런 점을 알고 저작권을 위반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저작권을 위반했다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질 경우 북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북한은 앵그리버드 뿐 아니라 다수의 게임, 소프트웨어(SW)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같은 저작권 위반은 향후 계속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